제2절 문화 단절 현상

관리자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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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절 문화 단절 현상

  현대 속초 문화의 가장 큰 특성은 전통적 삶의 양식과 단절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현대 속초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지난달부터 이곳에 대대로 터 잡고 살아오면서 문화 양태를 전수받은 이들이 아니고, 당대의 격심한 사회 변동으로 갑자기 유입된 새로운 세력들로 재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속초는 고유 전통 문화의 승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못해 다소 기형적인 문화 양상을 보여왔다.

  1945년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과 동시에 국토는 분단되어, 우리 속초는 이른바 ‘인민공화국’의 통치를 받게 된다. 이때 이 지역의 엘리트 계층 즉, ‘문화 주도 세력’들은 ‘해방된 조국의 역군’으로 인민 공화국 정부에 적극 협조하게 됨이 당연시 되었다. 따라서 1950년 전쟁이 나고 수복이 되자, 이들은 자진 월북할 수밖에 없었고 또는 납북 당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속초 지역은 문화 주도 세력이 소멸되기에 이른다.

  실제로, 1919년에 개교한 대포초등학교 제1회 졸업생들의 해방을 추적해 보았더니, 60여명의 졸업생 중 20여명이 북한에서 생활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당시 보통학교는 이 고장 유일의 현대 교육기관이었고, 그 졸업생은 이 지역의 엘리트 계층이라 할 수 있다. 이들 문화 주도 세력들의 상당수가 월북 또는 납북의 형태로 ‘在北’의 상태에 있었음은 전통 문화 소멸의 원인을 단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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