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장사가 되어 다시 찾은 부인
옛날 기적 깃날, 깃적 귀뚜래미 소실 적에, 아이 적에, 다윗 적에, 떠꺼머리 총각 전에, 그 어느 디 딜방앗간을 지나 가드니까 어여쁜 아가씨가 방앗간 안에서 있거든요.
그러니깐 얼른 들어가서 그 아가씨는 어떻게 이쁜지 똑 떨어진 제비 같구, 기어가는 꿩 같구, 까치 뱃바닥 같구 구랭이아래 턱냉이 같애요. 아래 턱냉이 같은데, 그래서 들어 가서 손목을 꽉 잡았더니,
“이 새끼야, 너 왜 남의 손목을 잡아? 니가 엊저녁부터 내 손목을 잡고 바들바들 떨더라. 나는 하늘이고 너는 땅이야.”
그리고 꼭 손을 붙잡고 그랬는데, 그 부락에는 한 가장이 살았는데 그 가장이, 그 가장에는 그 옆 응달집이고 이 집은 응달집이고 양지집 응달집 양쪽에 부락들이 살았어요. 그래 양지쪽 사람하고 응달쪽 사람하고 같은 친구고 또 그 친구의 아들들이 똑 같이 결혼을 했구 그러니까 그 친구가 모여 앉아서,
“자네 아들이 아기를 낳으면 손자 아닌가?”
“손자지.”
“손자믄 자네 네가 딸을 낳고 우리가 우리가 아들을 낳고, 우리가 딸을 낳고 자네가 아들을 낳든가 우리 혼인을 하세.”
이래 가지구 그 구두(口頭)혼인을 했단 말이예요. 그러니 응달집이어서 아들을 낳고 양지집이서는, 아니 바꾸어졌구나. 양지집이서 아들을 낳고 응달집이서 딸을 낳구 그랬는데, 딸은 얼굴이 참 돋아 오는 보름달 모냥으로 얼굴이 둥그스름하고 아들은 초싱달 모냥으로 반달 모냥으로 얼굴이 됐어요, 얼굴이 반 쪼가리 밖에 안되는데, 그런데, 그러니 저 할아버지가 구두 결혼 언약을 핸 걸 애들은 모르고 서루 무럭무럭 자라가지구 이제 결혼을 할 나이가 차 가지고 결혼을 시켰는데. 그러니 신랑 녀석은 못 생기고 신부는 잘 생겼어.
그래 신부가 어떻게 이쁜지 신랑 녀석이 신부한테 떨어지려고 하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고 그래 계속 같이 한문 공부를 하구 이렇게 있는데, 근데 밤에 화장실에를 간다구 그래두 신랑 녀석이 꼭 따라 가구, 신랑이 가도 부인이 따라 가구, 그래서 그렇게 같이 댕겼는데 한 날 저녁에 그 신부가 화장실을 가는데 신랑이 따라가질 못하게 됐어요.
그래 따라가질 안했는데 그래 금방 갔다 올 텐데 30분이 지나도, 한 시간이 지나도 안들어 오거든. 하두 이상해서 신랑이 나가 보니 화장실에도 사람이 없고 어딜 가나 사람이 없어요. 그래 찾아보니, 밤새두록 자기 처가집까지 죄 뛰어 댕기면서 죄 그 부락을 싹 뒤져두 절대 없거든요.
그러니 날이 샜는데 신랑이 인제 어딘가는 낮에 보따리 싸 짊어지구 어딘가는 가 가지구 돌아댕기면서 문탐을 해 봐두 어디 누구든지 모른대요. 어느 부락에가서 해두 모른데구. 그래 딴 부락에 가서 물어 보니 다 모른데는데 어느 쪼그만 귀동자가 하나 나타나더니 ‘자기가 봤다 그거야’. 자기가 봤는데,
“권해 장사가 우측 옆구리에 끼구선 산을 주름을 잡아 동쪽을 향해 나갔다. 동쪽을 향해 갔으니 동을 향해서 찾아가야 당신을 만날 수 있는데 당신이 가서 만날래면은 밤, 밤, 생률(生栗)제사 때 쓰는 거 같이 깎아 가지고 깎은 밤 서 말, 계피떡, 계피떡을 세 개. 깎은 밤 서 말은 그 밤이 떨어질 때까지 하루 한 개씩만 먹으면서 떨어질 때꺼정 가야 한다.
가야 그 집을 당도한다. 그렇게 멀지. 그리고 계피떡 세 개, 명주 세 필, 계피떡은 그 집에 가면 대문이 세 개 있는데 대문 하나에 호박개 한 마리씩 매 있단 말이야. 호박개가 낯선 사람이 오면 물어 죽인데. 호박개라구 아주 큰 게 호박개라구.
그전에 아주 말만한 개가 호박개라구 있어. 그러니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물어 죽이기 때문에 얼른 던져서 그걸 뭘 던졌나 하고 돌아서는 사이에 대문을 통과하라구 해서 세 개, 대문이 세 개니까 호박개도 세 개고 세 개를 가져가라구. 그래서 가져가는 거고.
명주 세 필은 가다가 강이 나타나는데 그다지 깊지도 않구 아니 그 깊은 데는 한 길 넘구, 그래 가지구 그 명주 세 필을 가지구 그 강을 건너가기 위해서 명주 세 필을 가져가는 거라구, 그래야 당신 부인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찾아 가라.”
“네, 고맙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돌아 와서 자기 어머니한테 그렇게 얘기를 하니 계피떡 그거 해주구 양쪽에서 그냥 밤을 깎아 가지구 서 말을 해서 주구, 명야 세 필 질쌈하는 거니까 명주 세 필해서 전부 해서 싸서 줘서 짊어지구 가는데 하루 가다 밤 한 톨 먹구 하루 가다 한 톨 먹구 저믄 때믄 밤 한 톨씩 먹어.
그러니까는 그렇게 그래두 얼굴에 살이 붙었던 게 말라 가지고 젖갈짝(젓가락) 모냥(모양) 삑따구(뼈다귀)만 앙상하게 남구 이래니 그저 목숨만 붙어 가지구 가는데 물이라도 가다, 어디가다 물이라도 먹구 그러는데 그래 밤이 한 반 없어지다 보니까 강이 있어서 명주 세 필을 가지구서, 명주 세 필을 던져 가지고 강을 건너갔어.
그래 명주 젖었으니까 거게다가 내 던지고 거 동쪽을 향해 가다 하루 가다 한 개 먹구 하루 가다 한 개 먹구 매일 그렇게 아주 누차에 걸쳐서 몇 달이 걸렸든지 간에 그러는데 어디꺼정 갔는지 밤이 인제 몇 알 안 남았어. 한 서너 톨밖에 안 남았는데.
“이제 거의 다 왔나 보다.”
가다, 하루 종일가다 저녁 때 밤 한 톨 먹구, 또 그 이튿날 또 진종일가다 저녁에 밤 한 톨 먹구, 또 그 이튿날 진종일가다 저녁 때 밤 한 톨 먹구 그래 뼉다구만 남아 눈깔만 남아 눈깔만 팅해 가지구 정말 누가 보든지 간에 몰라 볼 정도로 그렇게 말라 있는데 그래 인제 밤이 한톨 남았는데 이젠 거진 왔나보다 하구 가다 점심때가 되어서 어느 능선에서 영에서 밤을 먹구. 그러니 어딘가는 지금 저렇게 떠드는 거 모양으로 막 떠드는 소리가 나는 거 같거든.
그래 이거 어떻게 되어서 떠드는 소리가 나는 거 같거든. 그래 이거 ‘어떻게 되어서 떠드는 소린가 이상하다’ 하고 넘겨다 보니까 그 안에는 거 참 아주 벌판인데 앞에는 모래 사장이구 헌데 거기 큰 개울이 흐르는데 아, 개울가에는 어느 아낙네들이 그냥 잔뜩 앉아서 빨래 하느라고 히히덕 거리고 앉아 웃고 떠들고 빨래를 하고 앉았거든요.
아하, 그래 인제 바짝 넴게다 보니까 거기는 기와집이 아주 엄청 큰 게 두부로 같이 네모 반듯한 게 그런 구당 같은 기와집이 있어. 아하, 여긴가 보다 하구 찾아 내려갔어.
내려가 가지고 떡 대문에 가니까 호박개라고 하는데 멍멍 하구 하니까 계피떡을 끄내 가지고 획 던지니까, 획 던지니까 물을려구 획 돌아서는 사이에 그 대문을 들어 가구, 또 그 다음 대문도 마찬가지고, 고 다음, 고 다음 이렇게 세 대문을 그런 식으로 해서 그 대문을 다 들어갔더니 자기 부인이 섰거든. 자기 부인이 섰는데 자기 남편인지 모르지, 말라서.
그러니까 인제 이 신랑 녀석이 자기 부인을 알아 본 거지. 눈을 가죽이 모잘라 뚫어 놓은게 아니니까. 보래는 거니까. 눈은 정신이 있으면 보는 거니까 암만 몸은 말랐거니와 눈이야 보이지. 그래 참 자기 부인이 있으니까.
“아, 여보!”
그러니까,
“아, 누구냐?”
고, 자기 부인이 하는 소리가.
“아, 나 사실 이만 저만 나라구.”
“아, 그러냐?”
“그러면 이리 오라.”
그래 뒤에 뒤로 돌아 가더니만 그 전에는 어느 바우에서 어느 장수들만 먹는 장수물이 있어, 장사물이 있어 가지고 그걸 먹으면 장사가 된데. 힘이 세어지구 그래 그 물을 먹을 라구 하는데 보니 그냥 뭐 정말 엄청난 집채만한 돌멩이루다 뚜껑을 막아놨는데 그걸 열어야 먹는데 그걸 어떻게 도저히 열 수가 없습니다.
뭔, 지금으로 말하자면 우유 빨대모양으로 그냥 빨대를 해 가지구선 이렇게 빨아먹으라고 주니까 그래서 얼마쯤 들이 빨아먹고 이래 가지고 나중에 점점 정신이 나 가지고 아주 정신이 나는데 그래 가지고 나중에 얼마를 빨아먹구 며칠 동안 빨아먹었어.
빨아먹구 있으니 정신이 나니 나중에 물 뚜껑을 퍽 여니 번쩍 들리거든. 그래 열구서는 가 가지구 물을 막 들어 올려서 떠 먹고 실컷 먹고 이 사람이 아주 똥똥하게 천하 장사되었어요. 그러니 이 집 장사는 인제 삼천리 도둑을 나갔는데 도둑을 나가고 집이 비어 있는 찰나인데 이 인제 자기 신랑은 완전히 장사가 되었으니까 저 헷간으로 들어 가라고 들이 몰아서, 헷간이 아주 큰 헷간이 있는데, 밑에는 마루가 방같이 깔려 가지구 아주 두껍게 이다가 깔려서 바깥에 스프링장치가 돼 가지구 이걸 숙 잡아 댕기면 이 안에 있는 물견이 떨어져 이 안으로 이건 아주 깜깜한 난간이야.
이 안은 이 무루 밑에는 그런 장치를 해서 나쁜 사람은 그 안에다 떨어 뜨려 죽이고 이 장사가 그랬는데 그리루 들어 가라구 자기 부인이 그래서 인제 가만히 보니 뚜껑을 갖다가 이 장사두 좀 영리하지 못하지 이 집 장사보다야 기술 면에서 많이 떨어지지만 기운이 세지.
근데 그러니까 자기가 보니까 이 집 장사는 거기 집 덩어리만한 거기 공 모냥 볼 모냥 이렇게 동그란 돌이 거기 있는데 거기 뒤에 있는데 아주 그 뒤가 넓어 가지구 집채만한 게 있는데 이걸 한 손으로 해 가지구 획 던지면 모래 아침에 떨어진데. 하늘로 던지면 모래 아침에 떨어진데. 하늘루 던지면. 그러니까,
“당신 던져 보라.”
그러니까 아주 자기 신랑이 이렇게 이렇게 던졌는데 내일 아침에 떨어져. 이직 멀었다구 물 더 먹으라구, 그래 물을 더 먹어. 얼마 더 먹구 나서부텀,
“이제 던져 보라”
이렇게 해서 들구서 휙 던져 보니 글피 아침에 떨어져, 글피 아침에 떨어지니까 이 집 장사는 모래 아침에 떨어지는데 하루 더 있다 떨어지니 더 씨게 더 멀리 올라갔다는 거지. 그러니까 이제 완전히 해 가지구서 인제 놓구 그 헷간으로 들어 가라구 하니까 물통을 갖다 깔구선 이 장사가 헷간에 들어 가서 앉아 있을 거야.
그러니 얼마쯤 두 내외가 있을 때니까 아주 땅이 찌르르 하더니 땅이 ‘쿵’하거든. 그러니 천리 들어왔다 이거야. ‘쿵’하는데 천리 들어오는 거야. 그러니 조금 있더니 또 찌르르 하더니 쿵하구 그래 이 천리 들어 왔다구. 조금 있으면 인제 마루와 툭 떨어지는 거야.
인제 삼천리까정 오는 거로 그래서 자기 부인이 빨리 나갔어. 나가니까. 나가 가지구 원래 저 먼저 그 여자들을 다 훔쳐다가 빨래하는 여자들인데 이 장사가 다 훔쳐 왔어.
훔쳐 오고 그 집은 뭐 창고에 가보면 고기 그냥 통소가 있고 돼지 고긴 뭐 술이니 진창 아주 도둑놈이 죄 훔쳐다가 여자 두 이쁜 여자들 죄 훔쳐다 한 50명두 죄훔쳐다 놓구 전부다 그런 도둑질 하는 장순데 그래 가지구 여자가 주인을 잡을려고 여자들끼리 서루 짜 가지구,
“요번에 인제 우리 도둑 나갔다 들어오시면 우리 특대우로다 술도 많이 드리고 하자.”
이렇게 짜구 하구 있었는데 얼마쯤 있더니 ‘쿵’하구선 마루가 뚝 떨어지거든 그러니까 얼른 나가 가지고 있다가,
“아 영감님, 이제 오시냐?”
그래서 맞아 들여 가지고 아, 딱 떨어지더니,
“아, 누가 왔어?”
그러거든.
“아, 누가 오긴?”
“아, 누가 왔어? 왜 거짓말은 거짓말이야. 이 년이 누구 앞에서 거짓말이야?”
“아, 우리 오라버님이 왔어요.”
“아, 우리 오라버니가 왔으믄 왔다고 해야지, 온 걸 아는데 왜 그래, 어딨어, 창고에 있지?”
“창고에 있어요?”
“그놈 새끼 잡아 죽여 놓구서 올라 가야겠다.”
바깥에서 스프링을 잡아 댕기면 쭉 밀려 가서 여기 빠져서 죽게 돼 있거든. 그렇게 돼 있는데 잡아 댕기는 거, 벌써 댕기는 걸 알거든. 와서 잡아 댕길 줄 알고 이 사람두 그래서 어디 턱 올라붙으면서 얼른 올라서니까 쓱 잡아당기니까 안 잡아 댕겨지다가 얼른 올라스니까 확 댕겨져서 마당에 와서 얼마쯤 있다 쿵 소리가 나거든.
“응, 인제 저 새끼 죽었구나.”
돌맹이 떨어지는 소리지 사람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거든. 그래 가지구 완전히 인제 죽은 지 알고 이 사람은 들어 가니 그 부인들이 아주 서방님 오셨다구 그냥 술, 이 소다리, 소 뒷다리 하나가 안주 한 젓갈이야. 한 젓갈이구 술이 다리로 하나가 한 잔이구 그저 막 막걸리 뭐, 그냥 별 술다 많지. 그전엔 막걸리두 농주 진짜지. 어디 지금 막걸리와 같은가, 독하지. 그래 한 자리에 몇 잔을 한 이십 잔두 더 먹었어. 그래 가지고 인제 골아 떨어졌는데 자기 부인이 언젠가는 나오더니 나오라구 그러니 어디서 칼을 큰 비수를 갖다 줘 가지구서,
“이거 가지구 가서 목을 치라고. 골아 떨어졌으니까.”
이렇게 보니까 눈을 뚱그렇게 뜨고 있거든. 아, 그래, 골아 떨어졌다는데 눈을 뜨고 장사는 눈을 뜨고 자거든. 아, 저거 자니까 겁이 나서 못르고 있는데.
“아, 지금 자는 거라구, 정신 없이 골아 떨어져 있는데 왜 가만 있느냐구 들어가라구, 내 부엌에 들어가서 재를 싸 가지구 들어 갈 테니까. 빨리 들어 가서 목을 치라.”
그러다가 들어가서, 에이, 들어 가서 자빠져 있는 것을 목을 냅다 쳤어. 목을 치니까 목은 천장에 떡 올라붙고. 몸뚱이가 들어 누웠든 게 벌떡 일어 나서 웅웅하고 돌아 댕기구 말이야. 그러니까 자기 부인이 재를 부엌에서 싸 가지구 와서 그냥 몸땡이, 목 떨어진 자리에 피 나오는 데다 딱 재를 끼 얹어 가지구 허니까, 목이 도로 와서 붙을래니까 붙지 못하지. 그러니까 몸땡이는 그냥 슬슬슬 돌아 댕기는데 대가리는 공중에서 천둥치듯, 호령하듯,
“이년, 천하 고약한 년들 같으니라구. 니가 어쩐지 오늘만은 더 이상하더라. 써비스가 이상하더라. 이년들 아니나 다른가 이렇게 봉변을 당하게 되었구나. 이 천하 고약한 년들.”
하면서 또 와서 붙을래다 못 붙구 역시 얼마쯤 떠들다가 또 와서 붙을래다 못 붙구 자꾸 왔다 갔다 왔다 갔다 말두 못하고 힘이 없으니까 와서 폭 떨어졌어. 이 모가지를 던지구 몸뚱이도 던져 가지구 지금까지도 떨어지는지 모르지만 어디까지 떨어지는지 모르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거구, 결과적으로 인제 보물을 전부 여자들을 전부 모다놓고 이 장사가,
“너 이 집에서 금은 너 가져가고 싶은 보물 얼마든지 싸 가지구 가져 갈래면 가져가고 이 집에서 살 여자는 우측으로 앉고 나갈 여자는 좌측으로 앉아라.”
그래 우좌를 가려 가지구 집합 시켜놓구. 그래 나간다는 여자는 저 고향으루 찾아간대는 여자는 저 가져가고 싶은 대루 이 집에 있는 거 뭐든지 가져 ‘라구 해 놓구선, 있는 대는 여자는 일정하게 이렇게 놓구 칼을 가져 가지고 목을 쳐 가지고 일정하게 죽이고 나간 대는 여자는 다 보내구.
그러구서는 저 두 내외의 나와 가지구 그 집에다 불을 싸 놓고 두 내외 나와 가지구 자기 부인 옆구리에 차구 산을 주름 잡아 자기 집으로 와서 잘 살다 죽더래요.
<유만석, 남·50, 설악동, 1981. 4. 17>
62. 이 부잣집 구렁이
옛날 영랑동에 이부자가 살았어. 이부자가 어떻게 부자됐냐면 구렁이 때문이야. 그 구렁이가 이부자가 장사 나가면 꼭 따라다니면서 지켜주는 거야. 어느 날 이부자가 장사 때문에 배를 타게 됐어.
물론 구렁이도 함께.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크게 부는 거야. 그래 장사는 가야 하는데 바람이 부니 이부자가 고민이 되지. 그래 결심한 끝에 배를 탔지. 근데 말이야 배를 탔는데 갑자기 배를 묶어둔 줄이 풀어지는 거야. 이부자는 이제 죽었구나 생각했는데 줄이 끈어지지 않는 거야. 지켜보던 사람들이 신기하다고 생각했지. 바람이 잦고 줄을 보니 구렁이가 자기 몸을 칭칭 매 줄을 연결시켜 놓은 거야. 결국 구렁이는 죽었지. 구렁이가 죽으니까 이부장의 재산도 봇물 터진 물처럼 빠져나갔지. 결국 구렁이오 이부자는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던 거야.
<이성철, 남·82, 영랑동, 1999. 12. 17>
63. 효도한 아들
옛날 어느 추운 겨울날에 늙은 아부지와 젊은 아들이 소먹이를 맨들기 위하야 작두에 곡초를 써는데 아버지는 작두 발비를 밟고 아들은 곡초를 작두날에 들이면 곡초를 드려 밀면 아부지가 작두를 밟아 곡초가 끊어지는데 때 마츰 아들의 어린 것이 할아버지와 아빠가 일하는데 치워서 벌벌 떨면서 서있으니까 애비가 자기가 끼었던 토시를 벗어서 땅에 깔고 아들은 토시짝 위에 올려 세웠지.
할아버지는 그것을 보고 무심코 혼자말로 ‘나도 저렇게 키웠건만’하고 한마디 하였는데 아부지에게 평소에는 잘못하였던지 감동되어서 그 후에는 아버지에게 효도를 하였다고 해.
<권억옥, 남·90, 조양동, 1999. 12. 23>
64. 효불효교 이야기
남편과 사별한 미망인이 아들 삼 형제를 키우면서 사는데 낮이면 열심히 일을 하다가 밤이 깊으면 아들들이 모르게 어데론가 가는데 아들 삼 형제가 하루 밤에는 어머니를 미행하였어.
마을 앞에 강이 있는데 다리는 없는데 치운 겨울밤에 강을 건너서 어떤 불빛이 희미한 집 사랑채로 들어가서 남자를 만나는 것을 목격한 삼 형제는 어머니를 위하여 그 강에 다리를 놓아주었지. 그래서 아버지에게는 불효가 되고 어머니에게는 효도가 되었다는 효불효교(孝不孝橋)로 명명하였다고 하지.
<권억옥, 남·90, 조양동, 1999. 12. 23>
65. 힘센 장사 5형제
옛날 한 마을에 5형제가 있었어. 그 형제는 모두 힘이 장사였었지. 근데 이 형제들은 자신들의 힘이 정말 센지 증명을 해 보고 싶은 거야. 그래 아버지에게
“저희들의 힘을 시험해보고 싶어요.”
그랬단 말이야.
그러니 아버지는
“나가서 너희들의 힘을 시험해 봐라”
그러는 거야. 그래 형제들은 자신들의 힘을 시험해 보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지. 그런데 어느 한 마을에 가니까 괴물이 살고 있다는 거야.
그래 형제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우리 5형제가 괴물을 잡아 드릴테니 당신들은 잠시 이곳을 피해있으시오”
하는 거야. 그래 마을 사람들은 형제들에게 괴물을 꼭 잡으라고 하고 떠났어.
밤이 되니 괴물이 온 거야. 형제들은 각자 흩어져서 괴물을 상대했지. 그러나 괴물 힘이 워낙 세서 상대가 되지 않는 거야. 결국 형제들은 차례대로 죽었지. 그러나 막내는 꾀가 있어서 괴물이 형들을 죽일 때 무방비상태가 되는 것을 보고 냅다 칼을 휘둘러 목을 단번에 쳐 버린거야. 괴물은 목에서 핏물이 콸콸 흘려내렸지.
아 그런데 이 괴물의 머리가 다시 붙이려고 하는 거야. 그래가지고 막내는 목에 흙을 뿌려 목이 붙지 못했지.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머리와 몸뚱아리를 불살라버렸어.
그래 막내가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가
“형들은?”
하고 묻자
“모두 죽었어요”
하는 거야. 그래 아버지가 막내를 이뻐했지. 나도 하도 들은 지 오래된 이야기라서 잘 모르겠다.
<이상철, 남·42, 중앙동, 1999. 12. 17>
66. ‘콕’한 이야기
예전에 그, 저, 나이 육십 먹은 노총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아주, 아무튼 장개(장가)들기를, 아주 최고 원하는 게 장개 드는 것이 소원이예요. 그리고 좀 모자래요.
사람이 만날 그냥 떼, 떼, 떼하고 ‘더풀 더풀 똥더풀’이라고 부락에서 인제 그렇게 인정을 받고 있는 사람인제 부락이 그 부락이 어떻게 됐냐 하믄(하면)부락이 이쪽에 하나 있다고 하면 저쪽 저쪽 한 3km밖에 안 되지만 똑바로 보이지 않고 가다가 산이 이렇게 돼 가지고 산모퉁이 이럭해서 착 기역자 모냥 꺾어져서 고 안에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습니다.
근데 이 사람은 이쪽 부락에 한 100여 호 살고, 저쪽 부락에 한 80호 살고 하는데, 이 사람은 그 부락에도 왔다 저쪽 부락에도 갔다 저 부락에도 갔다 왔다 갔다 하고, 똥더풀이라고.
근데 이거 그전에는, 지금은 신발들이 많지만 그전에는 와라지라고 짚세기를 삼아 가지고 신고 댕기는데 이렇게 보니 질(길)이 곧장 이렇게 나 가지고, 카부선에는 서당 나무가 하나 있고 서당 나무 지나 가지고 곧장 이렇게 부락이 들여 보이고 곧장 질이 좋지요.
그런데 이렇게 가다 보니 먼데서 보니 아주 서낭 낭그 있는데 아주 어여쁜 아가씨가 아주 알름 알름하는 것을 봤거든요. 그래서 짚세기를 벗어 들고 살살 아주 이러 헥 소리가 안 나게 이렇게 가기 그 서낭 나무 커브가 이렇게 기역자처럼 꺾어졌으니까 꼭 사람이 없는 줄 알고 거기서 어여쁜 아가씨가 오줌을 누고 있었는데 바로 그 카브가 박하고 보니 오줌누는 그 뒤에 바짝 가서 스게 됐어요.
그래 여자가 오줌 누고 있으니까 환장해 가지고 어쩔 수 없으니까 ‘콕’그랬어요. 그러니까 여자는 이렇게 쳐다보니까 총각이거든요. 백살 먹었어두 총각은, 열 살 먹은 아가씨가 시집을 갔어두 총각은 무조건 반말을 해고 총각한테 반말을 해야 해요. 그리고 총각은 언제든지 어른한테는 쪼그마한 나이가 적어두 존대를 하고 이렇게 되는 세월인데,
그러니 총각, 아가씨가 돌려다 보니까 총각이거든, 총각이니 만만하거든.
“당신, 왜 나 오줌 누는데 ‘콕’했소?”
“내가 언제 당신 오줌 누는데 ‘콕’했소?”
“당신, 내 오줌 누는데 ‘콕’안 했소?”
“내가 언제 당신 오줌 누는데 ‘콕’했소?”
이랬습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거기서 콕콕, 콕콕하고 서로 싸우는 거지요, 그러니까 이 새닥은 시집온 지 삼일 밖에 안 됐는데, 자기 신랑이 금방 갔다 온다고 갔는데 안 오거든요. 한 시간, 두 시간 되어두. 아, 그래 왜 안 오나 하고 거기 가서 보니까, 가며 들으니까,
“당신, 내가 오줌 누는데 ‘콕’안했소?”
“내가 언제 당신 오줌 누는데 ‘콕’했소?”
“당신 내가 오줌 누는데 ‘콕’안했소?”
“내가 언제 ‘콕’했소?”
그러거든 그러니 신랑이 갔으니까 아, 총각 놈이 만만하거든.
“이거봐, 당신 왜 우리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내가 언제 당신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당신이 우리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다는데?”
“내가 언제 당신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거기서 또 둘이 싸우게 됐습니다. 그러니 그 만날 싸워 봐야 어디 해결도 안 되는 거고…….
그래 인제 신랑 녀석이,
“이리와.”
지금으로 말하면 경찰서지요. 그전엔 포도청이라고 했는데.
“이리와.”
그래구선 그 총각은 60먹은 총각을 데리고 가는 겁니다. 데리고 가서 그래 인제 경찰서에 들어 가니까 경찰관들도 많고 인제 숙직도 하고 많이 있었는데 인제 데리고 들어 갔어요.
“당신들 왜 오셨습니까?”
하구 경찰관이 하니까,
“다름이 아니고 이 사람이 우리 마누라 오줌 싸는데 와서 ‘콕’했습니다.”
“내가 언제 당신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당신 우리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안했소?”
“내가 언제 당신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거기서 그 안에 들어가 또 그래요. 그러니까 이 암만 수사 기관이구 죄인이 들어 와서 그러는 데도 아, 우스워서 견딜 수가 없으니까,
“빨리 빨리 나가. 누가 오줌 싸는데 ‘콕’했소, 지랄하고 자빠졌어 들, 빨리 빨리 나가라.”
그래 내쫓았습니다.
그래 총각은 처녀 오줌 싸는데 콕콕해도 괜찮데요.
<유만석, 남·50, 설악동, 1981. 4. 17>
67. 선비 강태봉 이야기
옛날에 강태봉이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어. 그런데 아주 그렇게 못 살았대. 마누라가 발방아 찌어서 먹거 살았는데, 그 강태봉이라는 선비는 밤낮으로 공부만 하더래.
어느날 소낙비가 막 쏟아지는 날에 마누라가 잠깐 어디 갔다온 사이에 베 짜놨던게 다 떠내려 갔더래. 그러니까 얼마나 억울하나. 문을 열어 보니까 그 강태봉이란 사람은 계속 공부만하고 있더래. 마누라님이 너무 화가 나서 그랬대. ‘이렇게는 살수가 없다’고. 그러고는 떠났대. 나중에 그 선비가 출세를 해서 큰 사람이 됐대. 친정에 있던 마누라가 그 소식을 듣고 돌아왔더래.
그래서 강태봉 선비가 ‘그럼 당신 지금 가서 물을 한동이 해오시오’ 그랬대. 마누라가 해온 물동이를 냅다 던지면서 그랬데. 이렇게 깨져버린 독에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겠냐고. 마누라가 울면서 집으로 갔대.
<최금순, 여·78, 청호동, 1999. 12. 2>
68. 박문수 어사와 초동
옛날 박문수, 박어사가 하루는 그 팔도강산을 순회를 하다 보니까 하루는 어딜 가다 산 계곡에서 개가 여우를 쫓아 가는 걸 봤다 이겁니다. 그 개가 여우를 쫓아갔는데 그 여우가 어느 동네에 가서 울안으로 나무 울타리 속으로 해서 울안으로 들어갔다는 얘기예요. 그러자 그 집 개가 나와 가지고 그 뭡니까, 그 여우를 잡았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그걸 보고 쫓아가던 농부가 하나 있었는데 가서 그 주인을 보고 하는 얘기가,
“당신네 집 개가 내가 몰고 오던 여우를 잡았는데 여우를 날 주시오.”
이렇게 시비를 걸었단 말이예요.
그런즉 그 집 주인 얘기가,
“여보시오, 몰기는 당신이 10리 밖에는 몰았든, 100리 밖에서 몰았던지 좋은데, 잡기는 우리 개가 잡았으니 우리 여우지 당신네 여우요?”
그래 시비가 붙었단 말입니다. 그래 박문수, 박어사가 가만히 결과를 보고 있노라니까 나중에는 그 지나가는 행객에게,
“당신이 좀 알아 해 주시오.”
그랬는데, 그 어떤 초동이 말이죠. 쪼그만 그 서당에 다니는 그 학생이,
“거 간단합니다.”
그 사람이 판단하기를,
“개가 여우를 잡을 적에는 무엇 때문에 잡았겠습니까? 그 가죽에 탐이 났겠습니까? 개는 분명히 고기에 탐이 났을거란 말입니다. 근데 당신이 여우를 몰고 왔을 때는 무엇이 탐이 났냐?
그건 가죽에 탐이 났습니다. 그럼 간단하잖소. 고기는 개를 주고, 가죽은 당신이 가지십시오.”
그래서 인제 시비가 마무리 되고 보니까 하도 신기해서 박문수, 박어사가 도대체 가의 거처가 어딘지를 따라가 보았단 말이예요. 따라가 보니까. 그 서당에 떡 들어가는데 그 옛날에 박문수, 박어사가 너무도 참, 그 방방곡곡에 다니면서 그 민정을 살피고 그 당시에 그 세종대왕인가 하여튼 그 상당히 그 정치를 잘했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 어사가 출동을 해 가지고 그 어사 놀이를 하더란 얘깁니다. 그 서당엘 가니까 그래서 그 어사가 출동을 해 가지고 그 어사놀이를 하더란 얘깁니다.
아이가 떡하는 얘기도 하고 그 어사 놀이가 하는 게 재미있어 가지고 박문수, 박어사가 떠억 바깥에 가서 보니까, 그러니 그 어사는 늘 그 걸인 행세를 하는 게 아닙니까?
그 쪼끄만 아이가,
“바깥에 있는 걸인 붙들어 오라.”
하니 그 박문수, 박어사가 그 어린아이들인테 붙들려 들어갔단 말입니다.
“그래 내가 그래도 그 어사가 출두해 가지고 어린 몸이지만 어사가 그 어사 노릇을 하는데 지나가는 걸인이 말이지 감히 뻔히 들여다 볼 수 있느냐 끓어 앉아 보지 않고.”
그래면서 인제 그 볼기를 치더란 얘깁니다. 그래 박문수, 박어사가 하도 어이가 없어 가지고 맞았다는 얘기야. 그래 맞는 동안에 그 보따리에서 뭐이가 나왔는가 하면 아, 그 마패가 나왔단 말이야. 마패가 쭈르르 떨어지니까, 아이들이 ‘마패다 마패다’ 하니까, ‘마패고 뭐이고 쳐라’ 이런 얘기야. 그래서 실컷 두들겨 맞았는데, 맞고 난 다음에 그 어린아이가 떠억 하는 얘기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그저 철부지한 것들이 놀다 보니까 어사님께 그 송구스럽게 되었는데 죽을 죄를 졌습니다.”
그래 실컷 두들겨 주고 실컷 때려 주고 잘못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 이 얘기야. 그래 너무도 자랑스러워 가지고,
“너 도대체 너의 집이 어디냐?”
하나 하나를 전부가 아주 감탄할 정도다. 거동이 그래서 가의 집을 떡 찾아가니까, 아버지는 안 계시고, 참,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슬하에 있었는데 생활이 너무도 궁핍하더란 말입니다. 그래 야가 들어가면서,
“어머니 저 서울에서 손님 오셨습니다.”
하고 한 마디 하니까 어머니는 그 뜻을 알아먹고,
“방안으로 모셔라.”
그래서 그 종자 할라고 놔 두었던 베를 그 옛날에 농촌에 가면은 방아가 있어요. 혼자 찧는 발 방아가 있어요, 그 종자를 가지고 어머니가 방앗간으로 가더란 말이야. 그래 방아를 혼자 찧으면서,
“아가야, 그 빗자루 좀 가져오너라.”
한단 말이야. 그 쓸어 넣는 빗자루를 그래 가져오니까 이 아이가 즈 집에 있는 강아지를 부르더니 강아지에다 빗자루로 맸어요. 그래,
“어머니, 나를 부르지 말고 그 강아지를 부르시오.”
그래 강아지가 그 방앗간으로 가니까 그 빗자루가 따라갈 수밖에 그래 한 가지, 한 가지를 보니까 도대체가 이 뭐 기이한 얘기다 이런 얘깁니다. 그래 누구냐 그래 그 아이가 장차 그 박문수 박어사가 장차 그 아이를 데려다가 내주에 자기 그 후세, 후세가 아니고 하여간 그 명문대가의 그 사우를 맨들어 가지고 나중에 그 좌의정인가까지 했다는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하여튼 그 옛날에도 그렇게 그 참 아주 그 재주가 비상한 그런 아이들이 있었다 하는 그런 얘기를 지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장헌영, 남·54, 중앙동, 1981. 4. 27>
69. 또깨불이야기
또깨불은 우리들이 클 때 보았는데 그때에 총각 때에 배를 댕겼거덩. 바다에 나가면 날이 구중중 한 때가 있단 말이여. 그때 가면 바다나가면 불들이 많어. 어떤 때는 큰 배가 불켜고 지나가는 것처럼. 그게 또 없어진다 말이여. 그럼 이짝에서 멀리 또 보이고, 또 이짝에서 한 참 있다가 그런 불이 나오고, 그걸 헛불이라고 그러지.
영감들이 그러거든 ‘헛불보인다.’ 그런거지, 헛불. 그게 얘길 들으니까 바다에서 더러 배가 파선될 수 있잖아. 그런게 저렇게 보이게 한다, 전설이라는게 거저 그런 거지.
우리도 몇 번 보긴 봤는데 날이 구중중할 때 이럴 적에, 날이 흐리고 비가 눈개비같이 오고 그럴 때, 이제 바다에 나가서 며칠 작업을 할 때가 있거든. 그럴 적에 비오는 날도 만나고 바람 부는 날도 만나고 이제 이럴 때가 있지.
맨날 나갈 적마다 그러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일종에 뭐 불이 밝으니까 헛게 보이는 거지. 60년대에 한 번 본 적이 있어. 밤에 내가 배가 들어오는데 배들이 빛이 없어. ‘저쪽 가세’ 그리고 들어와 가지고 없어졌어.
시간이 없는데 없어진 배가 어떻게 들어왔나 했지. 그래서 난 옛날에 어르신네들 하는 소리를 들었지. 난 미신을 믿고 있어. 작업이 안될 적에 옛날식으로 고사 지내지. 배를 가진 사람이 믿지 않으면 안돼.
<이대근, 남·60, 동명동, 1997. 11. 25>
70. 항아리 산삼
옛날 한 늙은이가 다 죽게 되었으니 ‘산에 가서 몽사를 한 번 깨서 심(산삼)이나 한 번 얻어 봐야겠다’하고 그래 심 구경도 못해 본 늙은이야. 아 그래서 정성을 들여설라무네 뭐라고 정성을 들이느냐 하면, ‘그저 산신님 빌 줄도 모르지만 이제 달라’고 하니 그저 할 말이 없더래.
“산왕대신이 그저 항아리 심을 내 주십사. 항아리 그러나 독심을 내 주소사.”
하고 며칠을 빌었더니,
“너 재물이 뒤에 있으니 올라가 봐라.”
그래 올라갔대. 심이 있어. 심이 있어서 캤어. 캐서 심을 너래반석 있는데 내려 보니 속이 궁글(비)었단 말이야.
“이 놈 내줄려거든 바로 내주지.”
속이 궁글어서 항아리 심이 썩은 심을 차니 심이 깨졌단 말이야. 바위에 깨졌단 말이야.
“산신님이 늙으막에 항아리 심을 내달라고 그랬더니 썩은 심을 내 주니 이런 도리가 어디 있느냐?”
하고 부화가 나서 거기에 휙 집어 내 던진고 집에 왔단 말이야. 와보니 삼 살 사람이 몽사를 해 갖고 얻어 가지고,
“노인이 간 밤에 며칠 전에 항아리 심 하나 얻은 게 있잖느냐?”
“하나 심 캐 본 것도 없고 본 것도 없소.”
“왜 심을 캐고도 안 캤다고 하시오.”
이렇게 다그치니,
“응 나 심을 캐긴 캤소. 캐긴 캤는데 내가 부화가 나서 돌맹이에 미때렸는데 어떻게 된지 몰라. 가 보자.”
그래 심 살 사람하구 거기 떡 가서 심쪼가리를 긁어 모아 따깡을 이어 맞추어서
“여기 구녕을 들여다 보시오.”
해서 들여다 보니 동자 아이 스이(셋)가 있더래. 동자 아이 스이더래.
“스이 들어 앉아 있으니 이런 재물을 여기에 미 때리고 이래 있느냐?”
하고 이래 꼭 싸매 가지고 설라무네
“내 아무 때 당신 집에 갈테니 어여 걱정하지 마시오.”
하, 그래 놓고 심 값도 안 주고 그냥 달아났지.
도둑놈한테 심 값을 놓쳤나 우쨌나 이리고 있더니 며칠 있으니 당나귀에 돈을 자꾸 실여 보낸단 말이야. 아, 그래 돈을 받아 가지고 가난한테 논 밭때기를 자꾸 사네. 맨 마지막 바리에 그 놈의 돈이 오면서 그 사람이 왔더래.
“이만하면 노인이 잘 먹고 지낼끼요.”
그래 한 번 크게 됐단 말이예요. 옛날 이야기지. 큰 항아리 심은 그대로 속이 비었으니 항아리 심은 항아리 심인데 항아리 심은 속이 비었는데, 그 놈은 항아리를 보내달라고 했으니 속이 푹 썩은 놈을 내어주니 돌맹이에다가 미때렸단 말이야. 깨구서 심산다는 사람에게는 몽사가 나가지구
“아무래도 니 물건이 있으니 가서 사가라.”
그래 쫓아와서
“심을 캐다가 어떻게 했느냐?”
하니
“아, 산에다가 지다 내 팽겨치고 왔다.”
그래서
“좋다. 가보자.”
가서 이렇게 보니 돌맹이에 심물이 쏟아져 노란 게 있단 말이야. 그만큼 항아리 심이 빈 항아리에 요길 틀어 막구서 요 안을 들여 보라 말이야. 들여다 보니 동자가 들어 앉았다는 거야. 그게 심이야. 약효란 말이야. 그래 그 심 사간 사람도 크게 되고, 심 캔 영감도 크게 됐단 얘기야.
<전달재, 남·72, 설악동, 1981. 4. 17>
61. 장사가 되어 다시 찾은 부인
옛날 기적 깃날, 깃적 귀뚜래미 소실 적에, 아이 적에, 다윗 적에, 떠꺼머리 총각 전에, 그 어느 디 딜방앗간을 지나 가드니까 어여쁜 아가씨가 방앗간 안에서 있거든요.
그러니깐 얼른 들어가서 그 아가씨는 어떻게 이쁜지 똑 떨어진 제비 같구, 기어가는 꿩 같구, 까치 뱃바닥 같구 구랭이아래 턱냉이 같애요. 아래 턱냉이 같은데, 그래서 들어 가서 손목을 꽉 잡았더니,
“이 새끼야, 너 왜 남의 손목을 잡아? 니가 엊저녁부터 내 손목을 잡고 바들바들 떨더라. 나는 하늘이고 너는 땅이야.”
그리고 꼭 손을 붙잡고 그랬는데, 그 부락에는 한 가장이 살았는데 그 가장이, 그 가장에는 그 옆 응달집이고 이 집은 응달집이고 양지집 응달집 양쪽에 부락들이 살았어요. 그래 양지쪽 사람하고 응달쪽 사람하고 같은 친구고 또 그 친구의 아들들이 똑 같이 결혼을 했구 그러니까 그 친구가 모여 앉아서,
“자네 아들이 아기를 낳으면 손자 아닌가?”
“손자지.”
“손자믄 자네 네가 딸을 낳고 우리가 우리가 아들을 낳고, 우리가 딸을 낳고 자네가 아들을 낳든가 우리 혼인을 하세.”
이래 가지구 그 구두(口頭)혼인을 했단 말이예요. 그러니 응달집이어서 아들을 낳고 양지집이서는, 아니 바꾸어졌구나. 양지집이서 아들을 낳고 응달집이서 딸을 낳구 그랬는데, 딸은 얼굴이 참 돋아 오는 보름달 모냥으로 얼굴이 둥그스름하고 아들은 초싱달 모냥으로 반달 모냥으로 얼굴이 됐어요, 얼굴이 반 쪼가리 밖에 안되는데, 그런데, 그러니 저 할아버지가 구두 결혼 언약을 핸 걸 애들은 모르고 서루 무럭무럭 자라가지구 이제 결혼을 할 나이가 차 가지고 결혼을 시켰는데. 그러니 신랑 녀석은 못 생기고 신부는 잘 생겼어.
그래 신부가 어떻게 이쁜지 신랑 녀석이 신부한테 떨어지려고 하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고 그래 계속 같이 한문 공부를 하구 이렇게 있는데, 근데 밤에 화장실에를 간다구 그래두 신랑 녀석이 꼭 따라 가구, 신랑이 가도 부인이 따라 가구, 그래서 그렇게 같이 댕겼는데 한 날 저녁에 그 신부가 화장실을 가는데 신랑이 따라가질 못하게 됐어요.
그래 따라가질 안했는데 그래 금방 갔다 올 텐데 30분이 지나도, 한 시간이 지나도 안들어 오거든. 하두 이상해서 신랑이 나가 보니 화장실에도 사람이 없고 어딜 가나 사람이 없어요. 그래 찾아보니, 밤새두록 자기 처가집까지 죄 뛰어 댕기면서 죄 그 부락을 싹 뒤져두 절대 없거든요.
그러니 날이 샜는데 신랑이 인제 어딘가는 낮에 보따리 싸 짊어지구 어딘가는 가 가지구 돌아댕기면서 문탐을 해 봐두 어디 누구든지 모른대요. 어느 부락에가서 해두 모른데구. 그래 딴 부락에 가서 물어 보니 다 모른데는데 어느 쪼그만 귀동자가 하나 나타나더니 ‘자기가 봤다 그거야’. 자기가 봤는데,
“권해 장사가 우측 옆구리에 끼구선 산을 주름을 잡아 동쪽을 향해 나갔다. 동쪽을 향해 갔으니 동을 향해서 찾아가야 당신을 만날 수 있는데 당신이 가서 만날래면은 밤, 밤, 생률(生栗)제사 때 쓰는 거 같이 깎아 가지고 깎은 밤 서 말, 계피떡, 계피떡을 세 개. 깎은 밤 서 말은 그 밤이 떨어질 때까지 하루 한 개씩만 먹으면서 떨어질 때꺼정 가야 한다.
가야 그 집을 당도한다. 그렇게 멀지. 그리고 계피떡 세 개, 명주 세 필, 계피떡은 그 집에 가면 대문이 세 개 있는데 대문 하나에 호박개 한 마리씩 매 있단 말이야. 호박개가 낯선 사람이 오면 물어 죽인데. 호박개라구 아주 큰 게 호박개라구.
그전에 아주 말만한 개가 호박개라구 있어. 그러니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물어 죽이기 때문에 얼른 던져서 그걸 뭘 던졌나 하고 돌아서는 사이에 대문을 통과하라구 해서 세 개, 대문이 세 개니까 호박개도 세 개고 세 개를 가져가라구. 그래서 가져가는 거고.
명주 세 필은 가다가 강이 나타나는데 그다지 깊지도 않구 아니 그 깊은 데는 한 길 넘구, 그래 가지구 그 명주 세 필을 가지구 그 강을 건너가기 위해서 명주 세 필을 가져가는 거라구, 그래야 당신 부인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찾아 가라.”
“네, 고맙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돌아 와서 자기 어머니한테 그렇게 얘기를 하니 계피떡 그거 해주구 양쪽에서 그냥 밤을 깎아 가지구 서 말을 해서 주구, 명야 세 필 질쌈하는 거니까 명주 세 필해서 전부 해서 싸서 줘서 짊어지구 가는데 하루 가다 밤 한 톨 먹구 하루 가다 한 톨 먹구 저믄 때믄 밤 한 톨씩 먹어.
그러니까는 그렇게 그래두 얼굴에 살이 붙었던 게 말라 가지고 젖갈짝(젓가락) 모냥(모양) 삑따구(뼈다귀)만 앙상하게 남구 이래니 그저 목숨만 붙어 가지구 가는데 물이라도 가다, 어디가다 물이라도 먹구 그러는데 그래 밤이 한 반 없어지다 보니까 강이 있어서 명주 세 필을 가지구서, 명주 세 필을 던져 가지고 강을 건너갔어.
그래 명주 젖었으니까 거게다가 내 던지고 거 동쪽을 향해 가다 하루 가다 한 개 먹구 하루 가다 한 개 먹구 매일 그렇게 아주 누차에 걸쳐서 몇 달이 걸렸든지 간에 그러는데 어디꺼정 갔는지 밤이 인제 몇 알 안 남았어. 한 서너 톨밖에 안 남았는데.
“이제 거의 다 왔나 보다.”
가다, 하루 종일가다 저녁 때 밤 한 톨 먹구, 또 그 이튿날 또 진종일가다 저녁에 밤 한 톨 먹구, 또 그 이튿날 진종일가다 저녁 때 밤 한 톨 먹구 그래 뼉다구만 남아 눈깔만 남아 눈깔만 팅해 가지구 정말 누가 보든지 간에 몰라 볼 정도로 그렇게 말라 있는데 그래 인제 밤이 한톨 남았는데 이젠 거진 왔나보다 하구 가다 점심때가 되어서 어느 능선에서 영에서 밤을 먹구. 그러니 어딘가는 지금 저렇게 떠드는 거 모양으로 막 떠드는 소리가 나는 거 같거든.
그래 이거 어떻게 되어서 떠드는 소리가 나는 거 같거든. 그래 이거 ‘어떻게 되어서 떠드는 소린가 이상하다’ 하고 넘겨다 보니까 그 안에는 거 참 아주 벌판인데 앞에는 모래 사장이구 헌데 거기 큰 개울이 흐르는데 아, 개울가에는 어느 아낙네들이 그냥 잔뜩 앉아서 빨래 하느라고 히히덕 거리고 앉아 웃고 떠들고 빨래를 하고 앉았거든요.
아하, 그래 인제 바짝 넴게다 보니까 거기는 기와집이 아주 엄청 큰 게 두부로 같이 네모 반듯한 게 그런 구당 같은 기와집이 있어. 아하, 여긴가 보다 하구 찾아 내려갔어.
내려가 가지고 떡 대문에 가니까 호박개라고 하는데 멍멍 하구 하니까 계피떡을 끄내 가지고 획 던지니까, 획 던지니까 물을려구 획 돌아서는 사이에 그 대문을 들어 가구, 또 그 다음 대문도 마찬가지고, 고 다음, 고 다음 이렇게 세 대문을 그런 식으로 해서 그 대문을 다 들어갔더니 자기 부인이 섰거든. 자기 부인이 섰는데 자기 남편인지 모르지, 말라서.
그러니까 인제 이 신랑 녀석이 자기 부인을 알아 본 거지. 눈을 가죽이 모잘라 뚫어 놓은게 아니니까. 보래는 거니까. 눈은 정신이 있으면 보는 거니까 암만 몸은 말랐거니와 눈이야 보이지. 그래 참 자기 부인이 있으니까.
“아, 여보!”
그러니까,
“아, 누구냐?”
고, 자기 부인이 하는 소리가.
“아, 나 사실 이만 저만 나라구.”
“아, 그러냐?”
“그러면 이리 오라.”
그래 뒤에 뒤로 돌아 가더니만 그 전에는 어느 바우에서 어느 장수들만 먹는 장수물이 있어, 장사물이 있어 가지고 그걸 먹으면 장사가 된데. 힘이 세어지구 그래 그 물을 먹을 라구 하는데 보니 그냥 뭐 정말 엄청난 집채만한 돌멩이루다 뚜껑을 막아놨는데 그걸 열어야 먹는데 그걸 어떻게 도저히 열 수가 없습니다.
뭔, 지금으로 말하자면 우유 빨대모양으로 그냥 빨대를 해 가지구선 이렇게 빨아먹으라고 주니까 그래서 얼마쯤 들이 빨아먹고 이래 가지고 나중에 점점 정신이 나 가지고 아주 정신이 나는데 그래 가지고 나중에 얼마를 빨아먹구 며칠 동안 빨아먹었어.
빨아먹구 있으니 정신이 나니 나중에 물 뚜껑을 퍽 여니 번쩍 들리거든. 그래 열구서는 가 가지구 물을 막 들어 올려서 떠 먹고 실컷 먹고 이 사람이 아주 똥똥하게 천하 장사되었어요. 그러니 이 집 장사는 인제 삼천리 도둑을 나갔는데 도둑을 나가고 집이 비어 있는 찰나인데 이 인제 자기 신랑은 완전히 장사가 되었으니까 저 헷간으로 들어 가라고 들이 몰아서, 헷간이 아주 큰 헷간이 있는데, 밑에는 마루가 방같이 깔려 가지구 아주 두껍게 이다가 깔려서 바깥에 스프링장치가 돼 가지구 이걸 숙 잡아 댕기면 이 안에 있는 물견이 떨어져 이 안으로 이건 아주 깜깜한 난간이야.
이 안은 이 무루 밑에는 그런 장치를 해서 나쁜 사람은 그 안에다 떨어 뜨려 죽이고 이 장사가 그랬는데 그리루 들어 가라구 자기 부인이 그래서 인제 가만히 보니 뚜껑을 갖다가 이 장사두 좀 영리하지 못하지 이 집 장사보다야 기술 면에서 많이 떨어지지만 기운이 세지.
근데 그러니까 자기가 보니까 이 집 장사는 거기 집 덩어리만한 거기 공 모냥 볼 모냥 이렇게 동그란 돌이 거기 있는데 거기 뒤에 있는데 아주 그 뒤가 넓어 가지구 집채만한 게 있는데 이걸 한 손으로 해 가지구 획 던지면 모래 아침에 떨어진데. 하늘로 던지면 모래 아침에 떨어진데. 하늘루 던지면. 그러니까,
“당신 던져 보라.”
그러니까 아주 자기 신랑이 이렇게 이렇게 던졌는데 내일 아침에 떨어져. 이직 멀었다구 물 더 먹으라구, 그래 물을 더 먹어. 얼마 더 먹구 나서부텀,
“이제 던져 보라”
이렇게 해서 들구서 휙 던져 보니 글피 아침에 떨어져, 글피 아침에 떨어지니까 이 집 장사는 모래 아침에 떨어지는데 하루 더 있다 떨어지니 더 씨게 더 멀리 올라갔다는 거지. 그러니까 이제 완전히 해 가지구서 인제 놓구 그 헷간으로 들어 가라구 하니까 물통을 갖다 깔구선 이 장사가 헷간에 들어 가서 앉아 있을 거야.
그러니 얼마쯤 두 내외가 있을 때니까 아주 땅이 찌르르 하더니 땅이 ‘쿵’하거든. 그러니 천리 들어왔다 이거야. ‘쿵’하는데 천리 들어오는 거야. 그러니 조금 있더니 또 찌르르 하더니 쿵하구 그래 이 천리 들어 왔다구. 조금 있으면 인제 마루와 툭 떨어지는 거야.
인제 삼천리까정 오는 거로 그래서 자기 부인이 빨리 나갔어. 나가니까. 나가 가지구 원래 저 먼저 그 여자들을 다 훔쳐다가 빨래하는 여자들인데 이 장사가 다 훔쳐 왔어.
훔쳐 오고 그 집은 뭐 창고에 가보면 고기 그냥 통소가 있고 돼지 고긴 뭐 술이니 진창 아주 도둑놈이 죄 훔쳐다가 여자 두 이쁜 여자들 죄 훔쳐다 한 50명두 죄훔쳐다 놓구 전부다 그런 도둑질 하는 장순데 그래 가지구 여자가 주인을 잡을려고 여자들끼리 서루 짜 가지구,
“요번에 인제 우리 도둑 나갔다 들어오시면 우리 특대우로다 술도 많이 드리고 하자.”
이렇게 짜구 하구 있었는데 얼마쯤 있더니 ‘쿵’하구선 마루가 뚝 떨어지거든 그러니까 얼른 나가 가지고 있다가,
“아 영감님, 이제 오시냐?”
그래서 맞아 들여 가지고 아, 딱 떨어지더니,
“아, 누가 왔어?”
그러거든.
“아, 누가 오긴?”
“아, 누가 왔어? 왜 거짓말은 거짓말이야. 이 년이 누구 앞에서 거짓말이야?”
“아, 우리 오라버님이 왔어요.”
“아, 우리 오라버니가 왔으믄 왔다고 해야지, 온 걸 아는데 왜 그래, 어딨어, 창고에 있지?”
“창고에 있어요?”
“그놈 새끼 잡아 죽여 놓구서 올라 가야겠다.”
바깥에서 스프링을 잡아 댕기면 쭉 밀려 가서 여기 빠져서 죽게 돼 있거든. 그렇게 돼 있는데 잡아 댕기는 거, 벌써 댕기는 걸 알거든. 와서 잡아 댕길 줄 알고 이 사람두 그래서 어디 턱 올라붙으면서 얼른 올라서니까 쓱 잡아당기니까 안 잡아 댕겨지다가 얼른 올라스니까 확 댕겨져서 마당에 와서 얼마쯤 있다 쿵 소리가 나거든.
“응, 인제 저 새끼 죽었구나.”
돌맹이 떨어지는 소리지 사람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거든. 그래 가지구 완전히 인제 죽은 지 알고 이 사람은 들어 가니 그 부인들이 아주 서방님 오셨다구 그냥 술, 이 소다리, 소 뒷다리 하나가 안주 한 젓갈이야. 한 젓갈이구 술이 다리로 하나가 한 잔이구 그저 막 막걸리 뭐, 그냥 별 술다 많지. 그전엔 막걸리두 농주 진짜지. 어디 지금 막걸리와 같은가, 독하지. 그래 한 자리에 몇 잔을 한 이십 잔두 더 먹었어. 그래 가지고 인제 골아 떨어졌는데 자기 부인이 언젠가는 나오더니 나오라구 그러니 어디서 칼을 큰 비수를 갖다 줘 가지구서,
“이거 가지구 가서 목을 치라고. 골아 떨어졌으니까.”
이렇게 보니까 눈을 뚱그렇게 뜨고 있거든. 아, 그래, 골아 떨어졌다는데 눈을 뜨고 장사는 눈을 뜨고 자거든. 아, 저거 자니까 겁이 나서 못르고 있는데.
“아, 지금 자는 거라구, 정신 없이 골아 떨어져 있는데 왜 가만 있느냐구 들어가라구, 내 부엌에 들어가서 재를 싸 가지구 들어 갈 테니까. 빨리 들어 가서 목을 치라.”
그러다가 들어가서, 에이, 들어 가서 자빠져 있는 것을 목을 냅다 쳤어. 목을 치니까 목은 천장에 떡 올라붙고. 몸뚱이가 들어 누웠든 게 벌떡 일어 나서 웅웅하고 돌아 댕기구 말이야. 그러니까 자기 부인이 재를 부엌에서 싸 가지구 와서 그냥 몸땡이, 목 떨어진 자리에 피 나오는 데다 딱 재를 끼 얹어 가지구 허니까, 목이 도로 와서 붙을래니까 붙지 못하지. 그러니까 몸땡이는 그냥 슬슬슬 돌아 댕기는데 대가리는 공중에서 천둥치듯, 호령하듯,
“이년, 천하 고약한 년들 같으니라구. 니가 어쩐지 오늘만은 더 이상하더라. 써비스가 이상하더라. 이년들 아니나 다른가 이렇게 봉변을 당하게 되었구나. 이 천하 고약한 년들.”
하면서 또 와서 붙을래다 못 붙구 역시 얼마쯤 떠들다가 또 와서 붙을래다 못 붙구 자꾸 왔다 갔다 왔다 갔다 말두 못하고 힘이 없으니까 와서 폭 떨어졌어. 이 모가지를 던지구 몸뚱이도 던져 가지구 지금까지도 떨어지는지 모르지만 어디까지 떨어지는지 모르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거구, 결과적으로 인제 보물을 전부 여자들을 전부 모다놓고 이 장사가,
“너 이 집에서 금은 너 가져가고 싶은 보물 얼마든지 싸 가지구 가져 갈래면 가져가고 이 집에서 살 여자는 우측으로 앉고 나갈 여자는 좌측으로 앉아라.”
그래 우좌를 가려 가지구 집합 시켜놓구. 그래 나간다는 여자는 저 고향으루 찾아간대는 여자는 저 가져가고 싶은 대루 이 집에 있는 거 뭐든지 가져 ‘라구 해 놓구선, 있는 대는 여자는 일정하게 이렇게 놓구 칼을 가져 가지고 목을 쳐 가지고 일정하게 죽이고 나간 대는 여자는 다 보내구.
그러구서는 저 두 내외의 나와 가지구 그 집에다 불을 싸 놓고 두 내외 나와 가지구 자기 부인 옆구리에 차구 산을 주름 잡아 자기 집으로 와서 잘 살다 죽더래요.
<유만석, 남·50, 설악동, 1981. 4. 17>
62. 이 부잣집 구렁이
옛날 영랑동에 이부자가 살았어. 이부자가 어떻게 부자됐냐면 구렁이 때문이야. 그 구렁이가 이부자가 장사 나가면 꼭 따라다니면서 지켜주는 거야. 어느 날 이부자가 장사 때문에 배를 타게 됐어.
물론 구렁이도 함께.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크게 부는 거야. 그래 장사는 가야 하는데 바람이 부니 이부자가 고민이 되지. 그래 결심한 끝에 배를 탔지. 근데 말이야 배를 탔는데 갑자기 배를 묶어둔 줄이 풀어지는 거야. 이부자는 이제 죽었구나 생각했는데 줄이 끈어지지 않는 거야. 지켜보던 사람들이 신기하다고 생각했지. 바람이 잦고 줄을 보니 구렁이가 자기 몸을 칭칭 매 줄을 연결시켜 놓은 거야. 결국 구렁이는 죽었지. 구렁이가 죽으니까 이부장의 재산도 봇물 터진 물처럼 빠져나갔지. 결국 구렁이오 이부자는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던 거야.
<이성철, 남·82, 영랑동, 1999. 12. 17>
63. 효도한 아들
옛날 어느 추운 겨울날에 늙은 아부지와 젊은 아들이 소먹이를 맨들기 위하야 작두에 곡초를 써는데 아버지는 작두 발비를 밟고 아들은 곡초를 작두날에 들이면 곡초를 드려 밀면 아부지가 작두를 밟아 곡초가 끊어지는데 때 마츰 아들의 어린 것이 할아버지와 아빠가 일하는데 치워서 벌벌 떨면서 서있으니까 애비가 자기가 끼었던 토시를 벗어서 땅에 깔고 아들은 토시짝 위에 올려 세웠지.
할아버지는 그것을 보고 무심코 혼자말로 ‘나도 저렇게 키웠건만’하고 한마디 하였는데 아부지에게 평소에는 잘못하였던지 감동되어서 그 후에는 아버지에게 효도를 하였다고 해.
<권억옥, 남·90, 조양동, 1999. 12. 23>
64. 효불효교 이야기
남편과 사별한 미망인이 아들 삼 형제를 키우면서 사는데 낮이면 열심히 일을 하다가 밤이 깊으면 아들들이 모르게 어데론가 가는데 아들 삼 형제가 하루 밤에는 어머니를 미행하였어.
마을 앞에 강이 있는데 다리는 없는데 치운 겨울밤에 강을 건너서 어떤 불빛이 희미한 집 사랑채로 들어가서 남자를 만나는 것을 목격한 삼 형제는 어머니를 위하여 그 강에 다리를 놓아주었지. 그래서 아버지에게는 불효가 되고 어머니에게는 효도가 되었다는 효불효교(孝不孝橋)로 명명하였다고 하지.
<권억옥, 남·90, 조양동, 1999. 12. 23>
65. 힘센 장사 5형제
옛날 한 마을에 5형제가 있었어. 그 형제는 모두 힘이 장사였었지. 근데 이 형제들은 자신들의 힘이 정말 센지 증명을 해 보고 싶은 거야. 그래 아버지에게
“저희들의 힘을 시험해보고 싶어요.”
그랬단 말이야.
그러니 아버지는
“나가서 너희들의 힘을 시험해 봐라”
그러는 거야. 그래 형제들은 자신들의 힘을 시험해 보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지. 그런데 어느 한 마을에 가니까 괴물이 살고 있다는 거야.
그래 형제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우리 5형제가 괴물을 잡아 드릴테니 당신들은 잠시 이곳을 피해있으시오”
하는 거야. 그래 마을 사람들은 형제들에게 괴물을 꼭 잡으라고 하고 떠났어.
밤이 되니 괴물이 온 거야. 형제들은 각자 흩어져서 괴물을 상대했지. 그러나 괴물 힘이 워낙 세서 상대가 되지 않는 거야. 결국 형제들은 차례대로 죽었지. 그러나 막내는 꾀가 있어서 괴물이 형들을 죽일 때 무방비상태가 되는 것을 보고 냅다 칼을 휘둘러 목을 단번에 쳐 버린거야. 괴물은 목에서 핏물이 콸콸 흘려내렸지.
아 그런데 이 괴물의 머리가 다시 붙이려고 하는 거야. 그래가지고 막내는 목에 흙을 뿌려 목이 붙지 못했지.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머리와 몸뚱아리를 불살라버렸어.
그래 막내가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가
“형들은?”
하고 묻자
“모두 죽었어요”
하는 거야. 그래 아버지가 막내를 이뻐했지. 나도 하도 들은 지 오래된 이야기라서 잘 모르겠다.
<이상철, 남·42, 중앙동, 1999. 12. 17>
66. ‘콕’한 이야기
예전에 그, 저, 나이 육십 먹은 노총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아주, 아무튼 장개(장가)들기를, 아주 최고 원하는 게 장개 드는 것이 소원이예요. 그리고 좀 모자래요.
사람이 만날 그냥 떼, 떼, 떼하고 ‘더풀 더풀 똥더풀’이라고 부락에서 인제 그렇게 인정을 받고 있는 사람인제 부락이 그 부락이 어떻게 됐냐 하믄(하면)부락이 이쪽에 하나 있다고 하면 저쪽 저쪽 한 3km밖에 안 되지만 똑바로 보이지 않고 가다가 산이 이렇게 돼 가지고 산모퉁이 이럭해서 착 기역자 모냥 꺾어져서 고 안에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습니다.
근데 이 사람은 이쪽 부락에 한 100여 호 살고, 저쪽 부락에 한 80호 살고 하는데, 이 사람은 그 부락에도 왔다 저쪽 부락에도 갔다 저 부락에도 갔다 왔다 갔다 하고, 똥더풀이라고.
근데 이거 그전에는, 지금은 신발들이 많지만 그전에는 와라지라고 짚세기를 삼아 가지고 신고 댕기는데 이렇게 보니 질(길)이 곧장 이렇게 나 가지고, 카부선에는 서당 나무가 하나 있고 서당 나무 지나 가지고 곧장 이렇게 부락이 들여 보이고 곧장 질이 좋지요.
그런데 이렇게 가다 보니 먼데서 보니 아주 서낭 낭그 있는데 아주 어여쁜 아가씨가 아주 알름 알름하는 것을 봤거든요. 그래서 짚세기를 벗어 들고 살살 아주 이러 헥 소리가 안 나게 이렇게 가기 그 서낭 나무 커브가 이렇게 기역자처럼 꺾어졌으니까 꼭 사람이 없는 줄 알고 거기서 어여쁜 아가씨가 오줌을 누고 있었는데 바로 그 카브가 박하고 보니 오줌누는 그 뒤에 바짝 가서 스게 됐어요.
그래 여자가 오줌 누고 있으니까 환장해 가지고 어쩔 수 없으니까 ‘콕’그랬어요. 그러니까 여자는 이렇게 쳐다보니까 총각이거든요. 백살 먹었어두 총각은, 열 살 먹은 아가씨가 시집을 갔어두 총각은 무조건 반말을 해고 총각한테 반말을 해야 해요. 그리고 총각은 언제든지 어른한테는 쪼그마한 나이가 적어두 존대를 하고 이렇게 되는 세월인데,
그러니 총각, 아가씨가 돌려다 보니까 총각이거든, 총각이니 만만하거든.
“당신, 왜 나 오줌 누는데 ‘콕’했소?”
“내가 언제 당신 오줌 누는데 ‘콕’했소?”
“당신, 내 오줌 누는데 ‘콕’안 했소?”
“내가 언제 당신 오줌 누는데 ‘콕’했소?”
이랬습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거기서 콕콕, 콕콕하고 서로 싸우는 거지요, 그러니까 이 새닥은 시집온 지 삼일 밖에 안 됐는데, 자기 신랑이 금방 갔다 온다고 갔는데 안 오거든요. 한 시간, 두 시간 되어두. 아, 그래 왜 안 오나 하고 거기 가서 보니까, 가며 들으니까,
“당신, 내가 오줌 누는데 ‘콕’안했소?”
“내가 언제 당신 오줌 누는데 ‘콕’했소?”
“당신 내가 오줌 누는데 ‘콕’안했소?”
“내가 언제 ‘콕’했소?”
그러거든 그러니 신랑이 갔으니까 아, 총각 놈이 만만하거든.
“이거봐, 당신 왜 우리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내가 언제 당신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당신이 우리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다는데?”
“내가 언제 당신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거기서 또 둘이 싸우게 됐습니다. 그러니 그 만날 싸워 봐야 어디 해결도 안 되는 거고…….
그래 인제 신랑 녀석이,
“이리와.”
지금으로 말하면 경찰서지요. 그전엔 포도청이라고 했는데.
“이리와.”
그래구선 그 총각은 60먹은 총각을 데리고 가는 겁니다. 데리고 가서 그래 인제 경찰서에 들어 가니까 경찰관들도 많고 인제 숙직도 하고 많이 있었는데 인제 데리고 들어 갔어요.
“당신들 왜 오셨습니까?”
하구 경찰관이 하니까,
“다름이 아니고 이 사람이 우리 마누라 오줌 싸는데 와서 ‘콕’했습니다.”
“내가 언제 당신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당신 우리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안했소?”
“내가 언제 당신 마누라 오줌 싸는데 ‘콕’했소?”
거기서 그 안에 들어가 또 그래요. 그러니까 이 암만 수사 기관이구 죄인이 들어 와서 그러는 데도 아, 우스워서 견딜 수가 없으니까,
“빨리 빨리 나가. 누가 오줌 싸는데 ‘콕’했소, 지랄하고 자빠졌어 들, 빨리 빨리 나가라.”
그래 내쫓았습니다.
그래 총각은 처녀 오줌 싸는데 콕콕해도 괜찮데요.
<유만석, 남·50, 설악동, 1981. 4. 17>
67. 선비 강태봉 이야기
옛날에 강태봉이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어. 그런데 아주 그렇게 못 살았대. 마누라가 발방아 찌어서 먹거 살았는데, 그 강태봉이라는 선비는 밤낮으로 공부만 하더래.
어느날 소낙비가 막 쏟아지는 날에 마누라가 잠깐 어디 갔다온 사이에 베 짜놨던게 다 떠내려 갔더래. 그러니까 얼마나 억울하나. 문을 열어 보니까 그 강태봉이란 사람은 계속 공부만하고 있더래. 마누라님이 너무 화가 나서 그랬대. ‘이렇게는 살수가 없다’고. 그러고는 떠났대. 나중에 그 선비가 출세를 해서 큰 사람이 됐대. 친정에 있던 마누라가 그 소식을 듣고 돌아왔더래.
그래서 강태봉 선비가 ‘그럼 당신 지금 가서 물을 한동이 해오시오’ 그랬대. 마누라가 해온 물동이를 냅다 던지면서 그랬데. 이렇게 깨져버린 독에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겠냐고. 마누라가 울면서 집으로 갔대.
<최금순, 여·78, 청호동, 1999. 12. 2>
68. 박문수 어사와 초동
옛날 박문수, 박어사가 하루는 그 팔도강산을 순회를 하다 보니까 하루는 어딜 가다 산 계곡에서 개가 여우를 쫓아 가는 걸 봤다 이겁니다. 그 개가 여우를 쫓아갔는데 그 여우가 어느 동네에 가서 울안으로 나무 울타리 속으로 해서 울안으로 들어갔다는 얘기예요. 그러자 그 집 개가 나와 가지고 그 뭡니까, 그 여우를 잡았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그걸 보고 쫓아가던 농부가 하나 있었는데 가서 그 주인을 보고 하는 얘기가,
“당신네 집 개가 내가 몰고 오던 여우를 잡았는데 여우를 날 주시오.”
이렇게 시비를 걸었단 말이예요.
그런즉 그 집 주인 얘기가,
“여보시오, 몰기는 당신이 10리 밖에는 몰았든, 100리 밖에서 몰았던지 좋은데, 잡기는 우리 개가 잡았으니 우리 여우지 당신네 여우요?”
그래 시비가 붙었단 말입니다. 그래 박문수, 박어사가 가만히 결과를 보고 있노라니까 나중에는 그 지나가는 행객에게,
“당신이 좀 알아 해 주시오.”
그랬는데, 그 어떤 초동이 말이죠. 쪼그만 그 서당에 다니는 그 학생이,
“거 간단합니다.”
그 사람이 판단하기를,
“개가 여우를 잡을 적에는 무엇 때문에 잡았겠습니까? 그 가죽에 탐이 났겠습니까? 개는 분명히 고기에 탐이 났을거란 말입니다. 근데 당신이 여우를 몰고 왔을 때는 무엇이 탐이 났냐?
그건 가죽에 탐이 났습니다. 그럼 간단하잖소. 고기는 개를 주고, 가죽은 당신이 가지십시오.”
그래서 인제 시비가 마무리 되고 보니까 하도 신기해서 박문수, 박어사가 도대체 가의 거처가 어딘지를 따라가 보았단 말이예요. 따라가 보니까. 그 서당에 떡 들어가는데 그 옛날에 박문수, 박어사가 너무도 참, 그 방방곡곡에 다니면서 그 민정을 살피고 그 당시에 그 세종대왕인가 하여튼 그 상당히 그 정치를 잘했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 어사가 출동을 해 가지고 그 어사 놀이를 하더란 얘깁니다. 그 서당엘 가니까 그래서 그 어사가 출동을 해 가지고 그 어사놀이를 하더란 얘깁니다.
아이가 떡하는 얘기도 하고 그 어사 놀이가 하는 게 재미있어 가지고 박문수, 박어사가 떠억 바깥에 가서 보니까, 그러니 그 어사는 늘 그 걸인 행세를 하는 게 아닙니까?
그 쪼끄만 아이가,
“바깥에 있는 걸인 붙들어 오라.”
하니 그 박문수, 박어사가 그 어린아이들인테 붙들려 들어갔단 말입니다.
“그래 내가 그래도 그 어사가 출두해 가지고 어린 몸이지만 어사가 그 어사 노릇을 하는데 지나가는 걸인이 말이지 감히 뻔히 들여다 볼 수 있느냐 끓어 앉아 보지 않고.”
그래면서 인제 그 볼기를 치더란 얘깁니다. 그래 박문수, 박어사가 하도 어이가 없어 가지고 맞았다는 얘기야. 그래 맞는 동안에 그 보따리에서 뭐이가 나왔는가 하면 아, 그 마패가 나왔단 말이야. 마패가 쭈르르 떨어지니까, 아이들이 ‘마패다 마패다’ 하니까, ‘마패고 뭐이고 쳐라’ 이런 얘기야. 그래서 실컷 두들겨 맞았는데, 맞고 난 다음에 그 어린아이가 떠억 하는 얘기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그저 철부지한 것들이 놀다 보니까 어사님께 그 송구스럽게 되었는데 죽을 죄를 졌습니다.”
그래 실컷 두들겨 주고 실컷 때려 주고 잘못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 이 얘기야. 그래 너무도 자랑스러워 가지고,
“너 도대체 너의 집이 어디냐?”
하나 하나를 전부가 아주 감탄할 정도다. 거동이 그래서 가의 집을 떡 찾아가니까, 아버지는 안 계시고, 참,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슬하에 있었는데 생활이 너무도 궁핍하더란 말입니다. 그래 야가 들어가면서,
“어머니 저 서울에서 손님 오셨습니다.”
하고 한 마디 하니까 어머니는 그 뜻을 알아먹고,
“방안으로 모셔라.”
그래서 그 종자 할라고 놔 두었던 베를 그 옛날에 농촌에 가면은 방아가 있어요. 혼자 찧는 발 방아가 있어요, 그 종자를 가지고 어머니가 방앗간으로 가더란 말이야. 그래 방아를 혼자 찧으면서,
“아가야, 그 빗자루 좀 가져오너라.”
한단 말이야. 그 쓸어 넣는 빗자루를 그래 가져오니까 이 아이가 즈 집에 있는 강아지를 부르더니 강아지에다 빗자루로 맸어요. 그래,
“어머니, 나를 부르지 말고 그 강아지를 부르시오.”
그래 강아지가 그 방앗간으로 가니까 그 빗자루가 따라갈 수밖에 그래 한 가지, 한 가지를 보니까 도대체가 이 뭐 기이한 얘기다 이런 얘깁니다. 그래 누구냐 그래 그 아이가 장차 그 박문수 박어사가 장차 그 아이를 데려다가 내주에 자기 그 후세, 후세가 아니고 하여간 그 명문대가의 그 사우를 맨들어 가지고 나중에 그 좌의정인가까지 했다는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하여튼 그 옛날에도 그렇게 그 참 아주 그 재주가 비상한 그런 아이들이 있었다 하는 그런 얘기를 지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장헌영, 남·54, 중앙동, 1981. 4. 27>
69. 또깨불이야기
또깨불은 우리들이 클 때 보았는데 그때에 총각 때에 배를 댕겼거덩. 바다에 나가면 날이 구중중 한 때가 있단 말이여. 그때 가면 바다나가면 불들이 많어. 어떤 때는 큰 배가 불켜고 지나가는 것처럼. 그게 또 없어진다 말이여. 그럼 이짝에서 멀리 또 보이고, 또 이짝에서 한 참 있다가 그런 불이 나오고, 그걸 헛불이라고 그러지.
영감들이 그러거든 ‘헛불보인다.’ 그런거지, 헛불. 그게 얘길 들으니까 바다에서 더러 배가 파선될 수 있잖아. 그런게 저렇게 보이게 한다, 전설이라는게 거저 그런 거지.
우리도 몇 번 보긴 봤는데 날이 구중중할 때 이럴 적에, 날이 흐리고 비가 눈개비같이 오고 그럴 때, 이제 바다에 나가서 며칠 작업을 할 때가 있거든. 그럴 적에 비오는 날도 만나고 바람 부는 날도 만나고 이제 이럴 때가 있지.
맨날 나갈 적마다 그러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일종에 뭐 불이 밝으니까 헛게 보이는 거지. 60년대에 한 번 본 적이 있어. 밤에 내가 배가 들어오는데 배들이 빛이 없어. ‘저쪽 가세’ 그리고 들어와 가지고 없어졌어.
시간이 없는데 없어진 배가 어떻게 들어왔나 했지. 그래서 난 옛날에 어르신네들 하는 소리를 들었지. 난 미신을 믿고 있어. 작업이 안될 적에 옛날식으로 고사 지내지. 배를 가진 사람이 믿지 않으면 안돼.
<이대근, 남·60, 동명동, 1997. 11. 25>
70. 항아리 산삼
옛날 한 늙은이가 다 죽게 되었으니 ‘산에 가서 몽사를 한 번 깨서 심(산삼)이나 한 번 얻어 봐야겠다’하고 그래 심 구경도 못해 본 늙은이야. 아 그래서 정성을 들여설라무네 뭐라고 정성을 들이느냐 하면, ‘그저 산신님 빌 줄도 모르지만 이제 달라’고 하니 그저 할 말이 없더래.
“산왕대신이 그저 항아리 심을 내 주십사. 항아리 그러나 독심을 내 주소사.”
하고 며칠을 빌었더니,
“너 재물이 뒤에 있으니 올라가 봐라.”
그래 올라갔대. 심이 있어. 심이 있어서 캤어. 캐서 심을 너래반석 있는데 내려 보니 속이 궁글(비)었단 말이야.
“이 놈 내줄려거든 바로 내주지.”
속이 궁글어서 항아리 심이 썩은 심을 차니 심이 깨졌단 말이야. 바위에 깨졌단 말이야.
“산신님이 늙으막에 항아리 심을 내달라고 그랬더니 썩은 심을 내 주니 이런 도리가 어디 있느냐?”
하고 부화가 나서 거기에 휙 집어 내 던진고 집에 왔단 말이야. 와보니 삼 살 사람이 몽사를 해 갖고 얻어 가지고,
“노인이 간 밤에 며칠 전에 항아리 심 하나 얻은 게 있잖느냐?”
“하나 심 캐 본 것도 없고 본 것도 없소.”
“왜 심을 캐고도 안 캤다고 하시오.”
이렇게 다그치니,
“응 나 심을 캐긴 캤소. 캐긴 캤는데 내가 부화가 나서 돌맹이에 미때렸는데 어떻게 된지 몰라. 가 보자.”
그래 심 살 사람하구 거기 떡 가서 심쪼가리를 긁어 모아 따깡을 이어 맞추어서
“여기 구녕을 들여다 보시오.”
해서 들여다 보니 동자 아이 스이(셋)가 있더래. 동자 아이 스이더래.
“스이 들어 앉아 있으니 이런 재물을 여기에 미 때리고 이래 있느냐?”
하고 이래 꼭 싸매 가지고 설라무네
“내 아무 때 당신 집에 갈테니 어여 걱정하지 마시오.”
하, 그래 놓고 심 값도 안 주고 그냥 달아났지.
도둑놈한테 심 값을 놓쳤나 우쨌나 이리고 있더니 며칠 있으니 당나귀에 돈을 자꾸 실여 보낸단 말이야. 아, 그래 돈을 받아 가지고 가난한테 논 밭때기를 자꾸 사네. 맨 마지막 바리에 그 놈의 돈이 오면서 그 사람이 왔더래.
“이만하면 노인이 잘 먹고 지낼끼요.”
그래 한 번 크게 됐단 말이예요. 옛날 이야기지. 큰 항아리 심은 그대로 속이 비었으니 항아리 심은 항아리 심인데 항아리 심은 속이 비었는데, 그 놈은 항아리를 보내달라고 했으니 속이 푹 썩은 놈을 내어주니 돌맹이에다가 미때렸단 말이야. 깨구서 심산다는 사람에게는 몽사가 나가지구
“아무래도 니 물건이 있으니 가서 사가라.”
그래 쫓아와서
“심을 캐다가 어떻게 했느냐?”
하니
“아, 산에다가 지다 내 팽겨치고 왔다.”
그래서
“좋다. 가보자.”
가서 이렇게 보니 돌맹이에 심물이 쏟아져 노란 게 있단 말이야. 그만큼 항아리 심이 빈 항아리에 요길 틀어 막구서 요 안을 들여 보라 말이야. 들여다 보니 동자가 들어 앉았다는 거야. 그게 심이야. 약효란 말이야. 그래 그 심 사간 사람도 크게 되고, 심 캔 영감도 크게 됐단 얘기야.
<전달재, 남·72, 설악동, 1981. 4. 17>